"푸른 지구 지키자"…AI·데이터·블록체인 기후테크 3총사로 떴다

입력 2023-03-13 16:18   수정 2023-04-12 00:01

기후테크(climate technology, CTech)는 기후 변화를 막는 데 도움을 주는 기술을 뜻한다. 글로벌 회계 및 컨설팅 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기후 변화 사태에 대응하거나 △기후 변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기후테크의 특징으로 들었다. 탄소와 온실가스 배출 억제에 도움을 주고,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모두를 기후테크로 볼 수 있는 셈이다.

기후테크는 미래 산업을 이끌 기술로 손꼽힌다. 대규모 투자금이 기후테크에 몰리고 있다. PwC의 기후테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1년까지 기후테크 분야 누적 투자금 규모는 2220억달러(약 287조원)에 달한다. 기후테크 관련 스타트업 수는 3000개 이상으로 9000번 이상의 투자가 이뤄졌다. 과거 기후 변화는 공공 및 비영리 단체에서 주로 관심을 두는 분야였지만 이제는 기후 변화로 생기는 운영 리스크를 막기 위해 세계 다양한 기업이 시장 전면에 나서고 있다.
○AI와 데이터로 구현하는 기후테크
기후테크가 성장하면서 에너지 기업은 물론 소프트웨어 기업도 많아졌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석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운 스타트업이 증가하면서 기후테크 생태계에 다양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미국 스타트업 원컨선은 기후 변화로 건물·자산에 발생하는 피해를 디지털 기술로 최소화하는 방안을 선보였다.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사고 발생 시 대비책을 미리 마련할 수 있도록 각종 시뮬레이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7일 동안 홍수가 발생해 전력망이 중단될 경우 기업에 어떤 피해가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지 알려주는 식이다.

기업은 사고 예방을 위해 비용을 투입할 수도 있고, 공장 또는 에너지 공급원의 위치를 분산화하는 등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피해 예방을 위한 투자금과 향후 피해로 인한 손실액을 비교하는 등 미래 전략을 다양하게 모색할 수 있다. 기업 및 부동산 투자 가치를 다방면으로 확인할 수 있고, 재해로 인한 보험금 지급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금융업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스탠퍼드대 AI 연구원 출신들이 세웠다.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아마드 와니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접경지인 카슈미르에서 2014년 벌어진 대홍수를 직접 겪었다. 당시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557명, 피난민은 8만 명에 이른다. 와니 CEO는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를 겪으며 자연재해 피해를 줄이는 기술을 목표로 창업에 나섰다.

또 다른 기후테크 기업 클리마비전은 일반적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기상 예측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설립자인 크리스 구드는 민간에서 일기예보 데이터를 만들 때 미국 정부의 기상 레이더를 활용하는데 레이더가 일부 시간과 지역을 측정하지 않아 결과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회사는 날씨와 관련된 15억 개의 데이터 세트를 매일 처리하고 있다. 현재까지 1억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작년 6월 GE 디지털은 에너지 스마트 그리드 최적화 및 관리 기술에 날씨 예측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클리마비전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API로 데이터 제공하는 기후테크 기업도
전기차, 에너지 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후테크 기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를 더욱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후테크 기업도 있다. 패치는 탄소 배출 관련 각종 데이터를 모으고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로 관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패치의 API는 고객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과 연결돼 탄소 배출량을 계산한다. 고객은 자체적으로 탄소 배출량 현황을 파악하고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기업들 자체적으로 탄소배출권 거래…블록체인 활용한 플랫폼 연말 상용화

여행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파라는 패치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가 배출하는 탄소량을 시각화해 보여준다. 사용자가 자연보호 프로젝트에 후원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만드는 등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결제 서비스 업체인 애프터페이도 패치의 API를 이용했다. 사용자가 온라인 쇼핑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을 직접 수치로 확인하고, 원하는 금액만큼 기후 변화 관련 프로젝트를 후원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출시하고 4주 동안 3000여 명의 사용자가 쇼핑하면서 탈탄소 관련 프로젝트에 기부했다. 1년 동안 모인 기부금은 15만달러(약 2억원)에 이른다.

블루스카이애널리틱스는 고화질 인공위성 사진과 각종 환경 데이터를 정제해 API로 제공하는 기업이다. 외부에 공개된 데이터뿐만 아니라 자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공기 질, 수질 오염, 홍수 위험 등을 예측 데이터로 만들어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사용자는 코드 몇 줄만으로 기후 변화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주로 정책 담당자, 은행, 보험업계에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블루스카이애널리틱스는 자체적으로 인도의 공기 질을 실시간 측정해 알려주는 ‘브리조’라는 앱을 구축하고 관련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는 산불 알림 및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기후테크 접목하기도
기후테크에서 많이 활용되는 또 다른 기술은 블록체인이다. 특히 탄소 거래 시장에서 블록체인이 주목받고 있다. 원래 탄소 거래 시장은 정부가 주도하고 특정 기업만 참여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민간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탄소배출권을 만들어 사고팔며 서로 법적으로 계약하는 ‘자발적 탄소 시장(VCM)’이 형성되고 있다. 소비되는 에너지와 생산하는 에너지가 일치해 에너지양이 0가 되는 ‘넷제로’ 정책을 추구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민간에서 만든 탄소배출권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카본플레이스는 여러 은행이 공동으로 민간 탄소배출권을 거래하기 위해 개발한 플랫폼이다. 참여하는 금융회사와 각 금융기업의 고객이 탄소배출권 거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갑을 만들고 배출권을 저장, 거래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고 있다. 탄소 거래를 위한 스위프트(금융기관들의 데이터와 메시지 전송을 담당하는 국제은행 간 통신협회, SWIFT)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카본플레이스는 올해 말 상용화될 예정이다. 현재는 거래 내용과 결과의 투명성을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했다는 내용 정도만 공개하고, 내부에서 파일럿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공급망 관련 기술에서도 블록체인이 활용되고 있다. 제품을 제조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는 트럭, 비행기, 선박 등 탄소를 배출하는 여러 운송 수단이 사용된다. 운송 시간과 거리를 효율화하면 그만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세계경제포럼(WEF)은 ‘광업 및 금속 블록체인 이니셔티브(MMBI)’ 프로젝트에서 광물 및 금속 원자재가 이동하고 활용되는 과정을 블록체인으로 추적했다. 이를 통해 광산에서 제품을 제작하기까지 탄소 배출량이 얼마나 배출됐는지 수치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정지은 기자/도움말=LG CNS 융합기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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